[앵글속 세상] 언 세상 녹이는 촉촉한 孝나눔… ‘행복가득 水 프로젝트’

입력 2014-12-17 02:47
소양강댐 효나눔복지센터의 이수홍 관장(오른쪽)이 할머니들의 공예작품 만들기를 돕고 있다. 2013년 이미 연간 이용 인원이 8만여명을 넘어선 효나눔복지센터는 소양강댐 주변 지역의 대표적 복지 허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건강한 수돗물 사용 환경 조성으로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물 복지 증진에서 교육활동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집수리 봉사
의료 봉사
소양강댐 효나눔복지센터
마을 새단장
#2014년 11월 24일 / 전북 완주군 구이면 원두현 마을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바람이라도 한번 불면 금방 무너져내릴 듯한 낡은 집 앞에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기톱으로 각목을 자르고 창문틀을 어깨에 올려 집 안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다. 집 안 구석구석 나뒹구는 쓸모없는 물건들을 치우고, 재래식 부엌과 장독대에 켜켜이 쌓인 먼지와 곰팡이도 말끔히 씻어낸다. 힘들고 귀찮을 법도 하지만 구슬땀을 훔치는 자원봉사자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다.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전북지역본부 임직원들이다.

집주인 이분남(87) 할머니는 30세에 남편을 잃고 어린 5남매를 어렵게 키워냈다. 자녀들이 모두 장성해 도시로 떠났지만 다들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해 홀로 고향집을 지키는 할머니는 목돈이 드는 집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매서운 겨울이 다가와 마당에 있는 수도가 얼면 물조차 쓸 수 없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K-water 전북본부는 집수리에 발 벗고 나섰다. 2주에 걸친 대대적인 공사 끝에 방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따뜻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주방과 샤워시설까지 갖춰진 할머니만의 안락한 공간이 탄생했다.



#2014년 11월 27일 / 강원도 인제군 남면사무소 강당

이른 아침 조용한 산골마을 면사무소 강당이 건강검진표를 손에 든 노인들로 북적인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K-water 소양강댐관리단과 열린의사회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료를 받고 있다. 의사들이 밝은 표정으로 종합병원과 다름없이 전공과목별로 노인들을 정성껏 진료한다.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한 소양강댐관리단 정연대(31) 대리는 “의료 소외지역에서 힘든 농사일로 몸이 성치 않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뿌듯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의미 있는 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 소양강댐 효나눔복지센터

복지센터 2층 ‘우리 생에 가장 행복한 공간’이라 쓰인 팻말 아래서 노부부가 팀을 이뤄 포켓볼을 치며 ‘나이스’를 연발한다. 바로 옆 노래교실에선 어르신들이 강사의 신나는 율동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큰 목소리로 전통가요를 따라 부르고 있다. 아래층 공예반에서도 10여명의 할머니들이 가을 나들이 때 모아온 노랗고 빨간 단풍잎을 넣어 공예작품을 만드는 데 열중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케어센터에서 여가를 즐기며 전문 간호사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노래교실이 가장 재미있다는 유정옥(80·춘천시 신북읍) 할머니는 “여기가 우리 노인들의 사랑방이야! 밥도 맛있게 잘 해주고 10가지 넘는 프로그램이 모두 공짜야. 수자원공사가 효나눔센터를 정말 잘 만들어놨어”라며 고마움을 표한다.



#널리 퍼져가는 물 복지 실현을 위해

K-water는 물 관리 전문 공기업으로서 수돗물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골고루 누리게 하기 위해 물 복지 증진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를 통해 취약계층의 노후 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물 사용시설 개보수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쳐 국민 물 복지를 실현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물 부족에 시달리는 도서지역을 위해 해수 담수화 시설 39곳을 운영 중이고, 48개 초·중등학교에 급식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정수시설도 설치했다. 생태계 보호를 위한 맑은 하천 만들기와 물 과학 체험교실, 해외 개발도상국 물 교육 등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댐 및 지방 상수원 인근 지역 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해 ‘생애주기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교통이 불편하고 병의원이 부족한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지난해 의료 전문단체와 함께 16개 지역 4600명을 상대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노인복지 증진을 위해 전국 8곳에 건립한 효나눔복지센터를 통해 무료급식과 물리치료, 노인대학 등 의료 및 문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K-water의 사회공헌활동은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지구촌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 2006년부터 라오스 네팔 등 해외 8개 식수부족 국가를 대상으로 식수개발 및 빈곤가정 지원활동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04년 물사랑나눔단을 창단한 K-water는 전체 임직원이 급여 1% 나눔운동과 전국 104개 동아리별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최계운 K-water 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결국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취약계층 물 복지 증진과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완주·인제·춘천=사진·글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