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 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점유율 50% 달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3분기 전 세계 TV시장 점유율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가 25.4%로 1위를 달리고 있고 2위인 LG전자가 14.5%로 추격 중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39.9%다. 보통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여서 점유율이 다소 낮아진다.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이 있는 4분기에는 40% 후반까지 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는다. 내년 1월 6일부터 열리는 세계전자제품박람회(CES)가 출발점이다.
LG전자는 CES에서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을 적용한 55형·65형 초고화질(UHD) TV(사진)를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퀀텀닷은 전압이나 빛을 가하면 크기에 따라 각각 다른 색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퀀텀닷 UHD TV는 기존 LCD TV에 비해 색재현성이 30% 이상 뛰어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별도의 생산라인 설립 없이 기존 LCD TV 생산라인에서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업체들이 독성 물질인 중금속 카드뮴이 사용된 퀀텀닷을 사용한 반면 LG전자는 비카드뮴계 퀀텀닷을 이용해 환경문제도 해결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서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퀀텀닷 TV ‘투톱’을 투입해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올레드 TV의 경우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시장과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반향을 얻고 있다. 퀀텀닷 TV의 가격은 올레드 TV보다는 다소 낮게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1위인 삼성전자도 퀀텀닷 TV를 CES 기간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중국, 일본 업체들이 퀀텀닷 TV를 공개했고, LG전자까지 제품을 내놓은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불완전하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분야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LG전자가 올레드 TV를 내놓았음에도 삼성전자는 기술적 완성도를 이유로 아직까지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퀀텀닷 TV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곡면 UHD TV를 앞세워 내년 TV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까지 9년 연속 세계 TV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프리미엄 제품뿐만 아니라 보급형까지 곡면 UHD TV를 전면에 내세운다.
국내 업체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 업체다. 하이센스 TCL 스카이워스 창홍 등 중국 업체들은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몸집을 불리면서 기술 수준도 턱밑까지 추격해 오는 상황이다. TCL은 올해 9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퀀텀닷 TV를 공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곡면 UHD TV, 올레드 TV 등도 공개하며 국내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LG “이젠 퀀텀닷 TV”… 2015년 1월 CES 나란히 출격
입력 2014-12-17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