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한교연 성탄절 메시지 “소외되고 힘없는 이웃들 위로받기를”

입력 2014-12-17 02:28

국내 교회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은 16일 예수 탄생을 통해 소외받고 힘없는 사람들이 위로받기를 기원하는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메시지에서 “아기 예수는 평화의 구주로 이 땅에 오셨다”면서 “이는 힘있는 자, 무력을 동원한 자가 아닌 낮고 희생이 넘치는 자의 평화”라고 규정했다. 또 하나님께서는 아기 예수를 통해 부유한 사람을 빈손으로 떠나보내고, 비천한 사람들을 높이신다며 예수는 소외된 자들의 벗임을 강조했다.

이어 “아기 예수는 고통과 슬픔, 절망과 눈물이 넘치는 이 땅 한가운데 와서 아픔을 싸안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라며 올해 슬픔과 절망에 빠진 이들을 격려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가족과 자식들을 잃은 사람들, 일터에서 쫓겨난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극심한 경제 양극화로 삶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린 사람들, 인권 사각지대에서 짓밟힌 사람들, 군대에 보낸 자식의 주검 앞에 선 부모들을 거론하며 이들의 슬픔과 분노와 절망을 잊지 말기를 당부했다.

NCCK는 “절망과 슬픔 가운데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아기 예수의 탄생이 큰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며 “이 땅에 진정한 화해가 이뤄지고 모든 슬픔과 눈물이 마르게 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넘쳐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교연은 예수가 태어나 가르쳐준 비움을 기억하라고 촉구했다. 한교연은 “낮은 데로 임하신 하나님은 자기의 모든 것을 비워가며 나를 선택했다”며 “우리는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권력을 누리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자기를 비워 가난하게 되며 겸손하게 이웃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교회가 사회의 비판이 된 것도 비움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한교연은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조롱을 당하고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한 많은 이유 중에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나누는 데는 인색하기 때문이라는 평가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온 기독교적 구제와 봉사의 정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항변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바르게 실천했는지 반성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한교연은 “오늘 우리 사회에는 화해와 위로, 치유의 따뜻한 손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며 “세상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작은 자들, 병들고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을 가슴으로 품고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성탄절의 의미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