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멸종직전 흰코뿔소 이제 5마리 남았다

입력 2014-12-17 02:35

미국 샌디에이고 야생 동물원에서 희귀종 북부 흰코뿔소(사진) 한 마리가 죽으면서 이 코뿔소의 멸종 위기가 심각해졌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를 비롯한 외신들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샌디에이고 야생 동물원 측은 이곳에서 사육됐던 올해 44살을 맞은 수컷 흰코뿔소 ‘앙갈리푸’가 전날 건강에 문제가 있어 치료를 받던 중 죽었다고 밝혔다. 앙갈리푸는 1990년 수단 하르툼 동물원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줄곧 사육된 희귀종이다. 이제 앙갈리푸와 함께 생활했던 암컷 ‘놀라’를 비롯해 북부 흰코뿔소는 전 세계에 5마리만 남게 됐다. 이들은 체코와 케냐 등 동물원에 분산 수용돼 있다. 동물원 측은 앙갈리푸의 정액과 고환 조직을 보존해 인공 수정을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다 자란 수컷의 몸무게가 8000파운드(약 3.6t)에 달하는 북부 흰코뿔소는 포유류 가운데 아프리카코끼리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WWF(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는 이 코뿔소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2000마리 이상 있었지만 1984년에는 15마리만 남았다. 이처럼 개체수가 급감한 것은 그동안 베트남과 중국 등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코뿔소 뿔이 만병통치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밀렵 사냥꾼들의 표적이 돼 왔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코뿔소 뿔이 마약이나 금보다 비싼 ㎏당 6만5000달러(약 72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암거래 시장 규모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밀렵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아프리카 각국의 대처도 강화되는 추세다. 나미비아는 내년까지 군을 투입해 코뿔소 밀렵을 대대적으로 소탕하기로 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밀렵에 대응하는 ‘개 육군부대’를 창설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