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12교회 개척’ 김광수 선교사 소천

입력 2014-12-17 02:05
한 조문객이 16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광수 선교사 빈소에서 기도하고 있다.

필리핀 선교사로 사역하다 당뇨 합병증으로 투병하던 김광수 선교사가 지난 14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향년 65세.

충남 논산 출신 김 선교사는 1983년 목사안수를 받은 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 해외선교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다. 88년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 받아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아내 송재은(60) 사모와 마닐라 라왁 일대에서 14년 동안 교회 12곳을 개척하며 빈민구호와 영혼구원 사역에 매진했다.

하지만 고된 현장 사역에 노출돼 있던 김 선교사는 당뇨 합병증 등으로 2002년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그리고 소천 때까지 꼬박 12년 동안 서울과 지방 병원을 전전하며 투병했다. 괴사로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와 왼쪽 팔목 아래, 오른손 엄지와 중지를 절단해야 했고, 최근 들어서는 신장 기능까지 완전히 상실할 정도로 심한 합병증을 겪었다. 그의 가정을 재정적으로 돕던 교회 및 단체의 후원마저 끊기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감내해야 했다.

김 선교사의 안타까운 사연은 본보 연중기획 ‘은퇴선교사 시리즈 - 은퇴 선교사의 3중고’(본보 10월 17일자 29면)’에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어 소속 교단인 기성총회와 김 선교사의 신학교 선·후배 동료, 해외 성도들의 십시일반 후원이 잇따랐다.

16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김 선교사의 영정 앞에 최근까지 그가 묵상하던 성경과 함께 ‘색종이 전도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송 사모는 “김 선교사는 병원 생활 중에도 기회만 되면 ‘전도해야 한다’며 주위 사람들을 권면할 정도로 복음전도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면서 “비록 힘든 투병 생활이었지만 최근 몇 달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깊이 경험하는 시간이었다”고 주위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 목사 장례예배는 17일 오전 10시30분에 드려지며, 장지는 경기도 양주 장흥면 일영리 신세계 공원이다. 유족으로는 송 사모와 1남 1녀가 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