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설교에 생명 걸고 말씀대로 살아야”

입력 2014-12-18 03:01
28년 동안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설교사역에 매진해온 서울 목양교회 이광복 목사는 “말씀으로 삶의 열매를 맺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말씀대로 사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수첩 안에 적힌 ‘순교’란 글씨를 하루에도 수없이 보면서 기도한다고 밝혔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한 것은 말씀의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목회자 한 명이 말씀으로 변화되면 교회와 사회, 나라 모두 회복될 것입니다. 설교는 곧 목회자의 언어입니다. 설교 자체가 목회이기 때문에 목회자는 생명을 걸고 설교해야 하고 말씀대로 살아야 합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성내로 목양교회에서 만난 이광복(69) 목사는 한국교회의 설교가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재림을 전하는 설교가 강단에서 선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복주의와 신비주의, 종교다원주의 등이 급속히 교회에 정착된 것은 잘못된 설교를 통해 들어온 것"이라면서 "말씀에 충실했던 예수님의 설교로 돌아가야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이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설교의 대가로 꼽히는 이 목사는 매월 진행하는 성경 콘퍼런스를 통해 목회자들의 사명인 ‘설교’에 대한 성경적인 해답과 실제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그는 28년 동안 설교 사역으로 목회자들을 세우는 역할에 매진해왔다. 지금까지 국내외 목회자 설교 세미나 및 클리닉을 1193회 인도했다. 여기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14만 명이 넘는다. ‘성경 종말론’ 외 850여권의 저서를 집필하며 성경 연구 및 설교목회 노하우를 책에 담기도 했다. 1년에 200일을 세미나 사역에 쏟을 정도로 설교사역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이 목사는 다음달 2일 전남 여수시 오림3길 광림교회를 시작으로 5일 서울(목양교회), 6일 부산(온천교회), 8일 대전(하늘문교회), 9일 전주(예본교회), 12일 대구(제일교회), 13일 경주(남부교회), 15일 광주(겨자씨교회)에서 ‘무료 설교 정복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설교 콘퍼런스는 설교방법을 비롯해 성경해석, 본문작성, 설교 전달법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히 참석자들은 강의를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성경적 설교의 전형인 ‘이야기식 주제 설교’를 작성해 설교한다. 또 이를 멘토링 받는 과정, 소그룹 개인지도를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게 하는 과정까지도 이수해야 한다. 설교 콘퍼런스는 철저히 실전 위주의 클리닉이며 이를 통해 설교의 고민을 해결하도록 돕는다.

목회자를 세우는 설교사역이라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가는 이 목사는 “이 일이 나의 사명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날까지 쉬지 않고 계속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의 설교 사역은 한 목회자의 섬김으로부터 시작됐다. 1984년 목양교회를 개척한 후 86년 목회자를 대상으로 ‘계시록 세미나’를 실시했다. 이 세미나를 들은 한 목회자가 목회자전문 설교강의를 한국교회에 적극 전파하라며 지원했다. 이것을 계기로 전문 설교사역만을 위한 ‘흰돌선교센터’가 86년 설립됐다. 매월 진행되는 이 목사의 설교와 계시록 세미나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건강함 때문에 한 번도 세미나를 미룬다거나 못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매일 9∼10시간 이상 성경을 읽고 연구하며 기도하는 삶으로 단순하게 자신의 삶을 간소화했다. 설교사역에 전념하느라 선교지에 가는 것을 거절한다. 심지어 가족들과 15년 동안 함께 외식한 적도 없을 정도다.

이 목사는 이 시대 설교의 주류인 ‘귀납적 설교(구체적 사례를 통해 원리를 도출하는 설교)’에 대해 “설교자가 마치 권위 없는 자처럼 청중에게 나아간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아닌 청중을 이해시키려 하고 결론을 심지어 청중에게 맡긴다”고 비판했다. 귀납적 설교를 창안한 미국 프레드 크래독 신학교수의 영향으로 미국은 성경본문 중심의 청교도 설교가 무너졌고, 자연스레 교회와 강단에서의 설교가 인본주의와 세속주의로 변질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신학의 영향을 받은 한국교회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대안점으로 설교자의 모델이신 ‘예수님’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은 권위자로서 말씀을 선포하셨다”며 “결론을 청중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목사는 강단에서 계시록 설교가 더욱 선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며 크리스천과 교회의 사명을 다해야 할 때”라면서 “계시록 설교가 없으니까 긴박감도 없고 천국과 지옥관이 흐릿하며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잃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설교사역을 위해 본인부터 말씀대로 사는 삶을 실천한다. 그의 ‘무소유’ 철학 때문에 교회 사례비 외에는 일절 받지 않는다. 자동차도 프라이드 기종을 17년 사용하다 2004년 아반테로 바꿨을 정도다. 양복도 한 벌만 소유한다. 지금까지 무료 세미나가 30여년 가까이 계속 진행된 것은 이 목사가 전재산을 털어 이 사역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말씀의 능력에 대해 히브리서 4장 12절을 인용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진정 말씀으로 변화되면 교회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면서 “말씀 중심으로 각 교회들이 변화되면 한국사회에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