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인도, 걷기 편한 거리로 확 바뀐다

입력 2014-12-16 03:57
서울의 인도가 보행자를 위한 공간으로 확 바뀐다. 이용률이 저조한데도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공중전화부스와 우체통은 철거되고 여기저기 난립한 신호등과 가로등, 교통표지판 등은 한 기둥 아래로 통합된다. 또 오토바이나 차량의 불법주·정차를 근절하기 위해 ‘포켓주차장’이 처음 도입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인도 10계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우선 공중전화부스 2609개소(5666실) 중 올해와 내년에 각각 450실을 철거하고 2397개 우체통은 올해 390개, 내년 450개 줄일 계획이다. 또 택시 승차대, 가로판매대, 구두수선대, 자전거 거치대 등도 이용자가 많지 않을 경우 적정한 위치로 이전 또는 철거할 방침이다.

좁은 인도에 제각각 설치돼 보행 공간을 더욱 비좁게 만드는 신호등과 가로등, 교통표지판, 시설안내표지판, CC TV 등 다양한 지주형 가로시설물을 한데 모아 하나의 기둥에 설치하는 ‘통합형 지주’가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횡단보도 턱, 인도로 돌출된 가로수 뿌리, 좁은 보도의 지하철 환기구, 인도 위 한전 분전함 등 보행에 불편을 주는 시설도 일제 정비한다. 특히 횡단보도와 접한 인도의 높은 턱으로 인해 휠체어 장애인과 유모차의 통행에 어려움이 있는 곳을 조사해 개선하기로 했다. 보행에 지장을 주는 가로수도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해 이식·제거를 추진한다. 서울시가 올해 초 조사한 결과 8400주 가량의 가로수가 유효 보도 폭 2m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에 방해되는 소화전도 올해 52개, 내년 80개를 적정한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오토바이 불법 주행 및 차량 등의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변 ‘포켓주차장’을 조성하고 특별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내년에 종로4가, 중구 마른내길 및 청계천로, 중랑구 신내로, 서초 방배로 등 5개 노선에 포켓주차장을 시범 운영하고 마곡·항동·고덕강일지구 등 신규 도로에도 점차 설치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인도위 입간판, 상품 적치 등 불법 적치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유사업종 밀집지역 상인들이 자율 정비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인도 10계명에는 보도를 점유하고 있는 불법 노점상 단속 및 정비계획이 빠져 있어 반쪽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