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드니 인질극] IS 지지 ‘외로운 늑대’ 소행 가능성

입력 2014-12-16 02:59
15일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인질극의 배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슬람국가(IS)’ 또는 IS를 지지하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는 추정이 힘을 얻고 있다. 호주가 그간 반(反)테러리즘을 외치며 IS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데다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호주 출신 지하디스트도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한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장 괴한이 인질극을 벌이는 의도가 무엇인지, 정치적인 동기가 있는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면서도 “(정치적 사건일 수 있는) 몇 가지 분명한 징후가 있다”고 언급했다. IS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의회가 지난 10월 초 IS 공습 지원과 병력 파견을 승인한 이후 이라크 내 IS 공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시리아 등으로 건너가 IS에 가담한 호주인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중앙정보국(CIA) 자료를 인용해 호주 출신 지하디스트가 250여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IS 간부로 활동하는 호주인도 있다. 지난 10월에는 IS에 가담했다는 17세 호주 소년이 애벗 총리 등을 공격하겠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호주 정보 당국은 호주 내에서 100명 이상이 이슬람 전사를 모집하고 자살폭탄 공격을 준비하는 등 IS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테러경보 위험 수준을 ‘보통(medium)’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하는 등 자국 출신 IS 대원이 호주로 돌아와 테러를 감행할 위험에 대비해 왔다.

지난 9월에는 일부 테러 조직원들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주요 대도시인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 대대적인 테러 소탕 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800명 이상의 경찰과 요원 등을 동원해 10여명의 테러 가담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하지만 호주의 반테러리즘 정책을 비웃듯 이날 시드니 한복판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것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