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궁’이 국제무대를 누비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의 정밀유도무기사업부 1팀 강희정(33) 매니저와 프로젝트관리 6팀 이진영(33) 주임, 해외사업팀 이신영(31) 매니저, 유도항공연구소 전효원(30) 연구원은 ‘신궁의 여인들’로 불린다.
신궁은 2003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한 휴대용 대공무기다. 2004년부터 우리 군이 사용해 왔고 경쟁제품인 프랑스의 미스트랄, 미국의 스팅어보다 명중률이 높고 휴대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핵심부품인 적외선탐색기가 러시아제여서 수출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달 초 LIG넥스원은 적외선 탐색기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여성들이 드문 방산업체에서 맹활약하는 이들 4인방은 신궁이 국산화율 95%를 달성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 강 매니저는 신궁 개발을 총괄해온 ‘큰언니’다. 개발에서 양산, 부품정비까지 유도무기 사업은 한번 시작되면 수년이 걸린다. 10여년간 각종 유도무기 사업관리를 해온 강 매니저는 신궁사업을 맡자 깐깐하게 사업관리를 해왔다. 그녀의 잔소리와 핀잔을 듣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철저했다.
이진영 주임은 첨단무기용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완성은 수납 땜으로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중요한 ‘수납 땜’의 국내 1인자다. 2013년 실시된 제1회 대한민국 국가대표 납땜왕 선발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이 자랑하는 정밀유도무기의 핵심부품이 그의 손끝에서 이뤄진 셈이다. 그는 “신궁사업을 통해 첨단장비 국산화에 일조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이신영 매니저는 아랍어와 중동지역 사회문화를 전공한 중동전문가로, 하루빨리 국산제품 신궁을 중동 국가들에 팔고 싶었다. 그는 “중동은 군사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신궁이 중동 사람들의 마음에 쏙 드는 제품임을 열심히 설득할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막내인 전 연구원은 초등학교 때부터 ‘미사일과 전투기를 만드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융합기술공학 신호처리와 제어분야를 공부한 그는 방산업체에 주저 없이 입사했고 유도무기의 ‘눈’과 ‘뇌’의 역할을 하는 탐색기 개발에 혼신을 쏟았다. 당연히 이번 적외선탐색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그는 “무기 개발을 하다보니 오지에서 오랜 기간 갇히다시피 연구에 몰두했다”며 “그래도 여자라서 오히려 어려운 게 없었다”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단독] ‘新弓의 여인들’… 휴대용 대공무기 핵심부품인 적외선탐색기 국산화 주역들
입력 2014-12-16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