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구 공룡’ 이케아(IKEA)의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88). 그는 천재 장사꾼이다. 불과 17세 때인 1943년에 이케아를 설립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성냥을 싸게 사서 주변에 팔아 이문을 남길 정도였다. 통신판매업체로 출발한 이케아는 이후 조립식 가구 사업을 시작하며 성장가도를 달린다. 고객이 매장에서 제품을 가져간 뒤 직접 조립하는 DIY(Do It Yourself) 방식이다. 제작·보관·운송비용을 줄이는 대신 제품가격을 내렸다. 그 결과 독특하고 실용적인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가구시장을 평정했다. 지난해 전 세계 42개국 345개 매장에서 올린 매출액은 42조원이다.
국내에선 그동안 일본해 표기 세계지도, 외국보다 비싼 가격 책정 등으로 뭇매를 맞은 이케아가 18일 경기도 광명에 한국 1호점을 개점한다. 공식 오픈에 앞서 15일에는 상품을 진열한 상태에서 매장 체험을 하는 사전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550㎡에 매장 면적 5만9000㎡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한국 내 매장을 5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불편을 판다’는 본국 방식과 달리 한국형 배송방식을 도입해 배송(요금 2만9000원부터)도 해주고 조립(요금 4만원부터)도 해준다. 일본 시장 개척에 실패한 이후 2006년 배송·조립 서비스로 일본 재진출에 성공한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배송·조립비가 다소 비싸다는 평이어서 국내 제품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있을지 의문이다. 편리함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이 뒤따르는 조립식 제품이 먹혀들어갈지도 미지수다. 물론 젊은층과 1인 가구는 잠재적 수요자다.
이케아 진출로 국내 가구업계가 긴장하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종업원 20명 미만의 영세업체들이 국내 가구 제조업 전체에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케아가 현지화에 성공해 가구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한국시장 파악에 실패해 2006년 각각 철수한 월마트나 까르푸 등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
[한마당-박정태] 이케아 ‘한국 1호점’
입력 2014-12-16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