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라크 난민촌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난민텐트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놓이고 아이들은 선물을 받고 들떴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를 피해 정착한 이라크 북부 아르빌 난민촌의 요즘 풍경입니다. 지난 8월부터 이곳에 터를 잡은 이들은 난민촌에서의 첫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독교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은 최근 크리스마스 선물상자 6만개를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난민촌에 보냈습니다. 이 단체는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에게 선물을 보내는데 올해는 난민촌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따로 챙긴 겁니다. 상자에는 겨울옷과 방한용품뿐 아니라 연필 사탕 축구공 인형이 들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의 일반 기부자들이 직접 선물을 넣어 품목도 제각각입니다. 안에는 희망의 편지도 담겼습니다.
사마리아인의 지갑은 “어렵게 난민 생활을 이어가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순간을 선물하고 싶다”며 “작은 상자가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완전히 바꿀 수 없지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도 등장했습니다. 해외 주둔 미군 신문인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는 지난 11일 난민촌 입구에 아기 예수가 탄생한 마구간을 재현한 크리스마스 인형 장식이 등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안이 들여다보이는 삼각 텐트에는 성모 마리아, 동방박사, 아기 양이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구간 장식물 옆 거리에는 아이들이 한가로이 시소를 타고 있습니다.
난민촌 내 교회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데 한창입니다. 텐트에 세워진 교회는 외부에 크리스마스 전구장식을 걸었습니다. 어린이 예배를 위한 텐트 천장에는 반짝이는 장식물도 달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잔치도 있었습니다. 요르단 수도 암만의 한 침례교단 학교는 지난 9일 요르단으로 피신온 이라크 어린이 40명을 학교로 초대했습니다. 아이들은 선물을 받고 인형극을 보며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네티즌들은 “선물을 받고 환하게 웃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전쟁으로 찢기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마음에 기쁨과 희망이 넘쳤으면 좋겠다”며 반겼습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종교와 상관없이 온 누리에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그날만이라도 이라크에 평화와 사랑이 깃들길 바랍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난민촌에 ‘희망트리’ 반짝반짝… 전쟁으로 피멍든 동심 달랜다
입력 2014-12-16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