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승객의 난동으로 출발한 비행기를 되돌리는 소동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어글리 아시안’이 세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한 소식을 관심 있게 전하던 주요 외신들이 방콕에서도 회항 사태가 벌어지자 이를 비꼬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땅콩 분노(nut rage) 사건에 이어 라면 분노(noodle rage)로 처벌당하게 된 중국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마치 땅콩 분노가 충분히 나쁘지 않았다는 듯이 아시아에서는 기내에서 분노로 ‘길길이 날뛰는’ 상황이 또 발생했다”면서 중국 승객이 태국 방콕에서 중국 난징으로 향하던 도중 라면 서비스에 불만을 표출하며 승무원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은 사건을 전했다.
기사는 “사실 그 승객은 자리에 불만이 있었던 것”이라고 표현했다. 승무원에 대한 잘못된 ‘갑질’에서 벌인 사건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난동을 부린 여성은 일행의 옆 좌석에 앉을 수 없게 되자 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땅콩 리턴의 중국 버전은 비행기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일등석에 타는 거물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을 씻은 사건을 소개하면서 중국인들의 평소 행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신문은 “중국인들이 점점 더 다양한 곳으로 여행하고 있는데. 질서 없는 행동으로 나쁜 평판을 얻고 있다”면서 “별로 효과는 없지만 중국 당국은 여행객들에게 해외에서 더 예의 있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의 회항 사건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했다’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녀는 승무원이 땅콩을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째 가져왔다는 이유로 사무장을 내쫓았다”면서 “이것은 한국 대기업의 힘에서 나온 오만”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조 전 부사장 사건을 보도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사건을 전해 듣고 분노하긴 했지만 놀라지 않았다”면서 “그 일은 대한민국 기업 총수 일가의 횡포를 보여주는 많은 사건 중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일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땅콩 리턴’ 이어 ‘라면 회항’까지… 전 세계가 눈총 ‘진상 아시안’
입력 2014-12-16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