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공항 면세점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이 본격화됐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 신라에 신세계, 한화가 가세할 뜻을 내비친 데 이어 1기 사업자였던 DFS 등 외국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말 인천국제공항 3기 면세사업권 입찰 신청 및 제안서 접수가 마무리된 후 2월 중순쯤 새 면세사업권자가 결정된다. 지난 11일 진행된 사업설명회에는 30여개 업체가 참가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업체들이 이처럼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지난해 1조949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규모인 것과 무관치 않다. 또 내수 부진, 온라인 쇼핑 확산 등으로 유통업계가 침체를 거듭하는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2009년에 비해 배 이상 성장했다. 향후에도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예상돼 국내 면세 업계의 성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입찰전이 가열되면서 기존 업체와 신규 업체 간 신경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이번 입찰에선 전체 12개 권역 중 중소·중견기업에 4개 권역을 배정해 대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기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에서 임대료 하한선인 최저 수용 금액을 기존보다 15% 정도 올린 7086억3585만원으로 정했다. 면세점 면적(1만7394㎡)을 감안할 때 3.3㎡(1평) 당 1억3444만원이다. 업체 간 경쟁이 뜨거워 낙찰 금액은 최저 수용 금액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공항 면세점은 높은 임대료로 수익이 나기 어려워 시내 면세점으로 보충하고 있는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신세계 등 신규 사업자에게 인천국제공항은 장기 성장을 위한 중요 발판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번 입찰을 통해 마트, 아울렛, 백화점을 연결하는 유통 채널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화 역시 제주공항 면세점에 이어 면세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인천국제공항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롯데와 신라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창이공항(신라), 괌공항(롯데) 등 해외 면세사업권을 잇따라 따낸 바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인천공항면세점, 신세계·한화도 군침
입력 2014-12-15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