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을 비롯한 여러 대외 악재 때문에 국내 증시는 이번 주에도 반등 흐름을 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연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는 이미 물 건너간 분위기다.
지난주 유가 하락 여파로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추락한 것을 두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석유가 증시를 대학살했다”고 표현했다. 유가의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국 CNN머니는 “미국의 장기 상승장이 끝나고 조정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CNN머니가 개발한 공포·욕망지수는 ‘공포’ 모드에 진입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에만 86% 급등했다.
유가 급락과 함께 그리스 정국 불안으로 인한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 일본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승리에 따른 엔저 정책 지속도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다. 그리스 의회는 오는 17일 대선 1차 투표를 실시하는데 당선 요건에 못 미쳐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고 내년 초 총선을 치러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이 집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이 집권하면 그리스는 또다시 재정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KDB대우증권 노아람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는 이 같은 대외 악재들로 단기 저점을 확인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1900∼1960으로 전망했다.
16∼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체회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마지막인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관해 어떤 언급을 할 것인가에 국내외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한다”는 기존 성명서 문구에서 ‘상당 기간’이란 표현이 삭제되면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주간 브리핑] 대외 악재들 산넘어 산… ‘산타랠리’ 물건너 갈 듯
입력 2014-12-15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