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서울시의 투자·출연기관의 방만한 경영에 ‘메스’를 들이댄다. 특히 박현정 대표의 직원 인권침해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시향) 등의 주먹구구식 기관운영에 대해 강도 높은 회계 검사를 실시하고, 통합을 추진 중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자산규모가 큰 기관에 대해서는 특정감사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고위관계자는 14일 “SH공사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덩치가 큰 서울시 산하기관은 특정감사를 했거나 할 계획”이라며 “나머지 산하기관도 이번 기관운영감사에서 경영 전반을 두루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7일부터 서울시와 산하기관 10여곳에 대해 기관운영감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 산하기관은 모두 17개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투자한 기관은 SH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시설관리공단, 농수산식품공사 등 5개이고 출연기관은 신용보증재단, 서울시향, 서울디자인재단 등 12개다. 서울 시향에 대해서는 박 대표의 인사전횡과 폭언 등에 대한 직무감찰은 실시하지 않고 예산과 관련한 회계검사만 실시하기로 했다. 회계검사에서는 예산 운용 과정에서의 불법 전용이나 부정 사례가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2013년 2월 서울시향 대표로 취임해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이렇게 방만하고 비효율적이고 나태하고, 조직이라고 할 수 없는 동호회적인 문화에 놀랐다”며 “예산 전용도 예사로 생각하는 조직이었다”고 말했다.
2016년 말 통합을 추진 중인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부채가 각각 3조와 1조원에 달한 데다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감사원이 방만한 경영실태를 집중 파헤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회로부터 직원 비리가 빈발하는데도 솜방망이 처벌로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서울시설관리공단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공단의 5급 직원 정모씨는 지난 1월 전문 브로커와 공모해 기간제 근로자를 1인당 500만원씩 받고 서류 조작 등으로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앞서 정씨는 2012년 9월 채용절차 위반 등으로 서울시로부터 징계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공단의 징계는 단순 경고에 그쳤고, 그로 인해 정씨는 계속 채용담당으로 근무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더 큰 비리를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의 경우 백종원 대표가 경영하던 업체가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는 DMC창업센터에 입주한 사실이 밝혀져 서울시의회로부터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감사원, 서울시 산하기관 방만 경영 손본다
입력 2014-12-15 0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