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제 ‘타우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 있다

입력 2014-12-15 02:30
타우린을 섭취해 인지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한 알츠하이머 유전자 이식 실험쥐의 신경교세포(오른쪽)가 타우린을 먹지 않은 알츠하이머 유전자 이식 실험쥐의 신경교세포보다 더 활성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이 자양강장제나 건강보조식품에 들어가는 ‘타우린’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신약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매일 30㎎의 타우린을 녹인 생수를 6주 동안 먹인 뒤 뇌 기능 변화를 관찰했다. 3개월 뒤 뇌의 인지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나타나는 대뇌의 피질 염증이 줄었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서 나오는 유해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의 양도 줄어 기억력과 연관된 신경교세포가 활성화됐다.

타우린이 일으키는 뇌 기능 변화는 알츠하이머병에만 선택적으로 나타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기존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약물은 정상적인 생쥐에게 비이상적 뇌 기능을 일으켰으나 타우린은 정상 생쥐에게 아무런 변화도 주지 않았다. 타우린은 항산화 활성, 피로회복, 혈압 안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어패류나 자양강장제 등 음료, 건강보조식품에 들어있다. 타우린은 혈관에 직접 주사하는 등 복잡한 투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음식으로 섭취해도 뇌에 흡수가 잘 된다. 먹기 편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신약 개발에 적용해 인체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으며 효능이 우수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알츠하이머병의 근원적인 치료제 개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지 12일자에 실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