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들 신인왕 경쟁 치열

입력 2014-12-16 02:37

평생에 한번 뿐인 신인왕을 둘러싼 프로배구 새내기들의 각축이 흥미롭다. 남자부는 세터쪽에서, 여자부는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18)이 꾸준히 경기수를 늘이며 신인왕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올해 드래프트 때만 하더라도 남자부는 여자부에 비해 눈에 띄는 신인이 적었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이 창단하면서 선수부족으로 올해 드래프트 대상인 3년생들도 선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자 뜻밖의 신인들이 주전급으로 자리하면서 세대교체를 부추기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강민웅을 대신해 신인 황승빈(22)이 주전을 꿰찰 태세다.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인 한선수의 입대에 따라 강민웅이 주전으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김종민 감독은 모험을 택했다. 황승빈을 주전으로 쓰면서 강민웅을 위기상황에서 조커로 활용 중이다. 문일고와 인하대를 거쳐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한 황승빈은 대한항공 주포 산체스와 토종 공격수 신영수의 입에 맞는 절묘한 토스를 배달, 팀이 3강으로 자리 잡는데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83㎝으로 세터로서 크지 않는 신장이지만 대한항공이 올 시즌 치른 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빼고 줄곧 기용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캐피탈 신인 세터 이승원(21)은 뜻밖의 행운을 잡은 케이스다. 현대캐피탈에는 노장 세터 최태웅과 권영민이 도사리고 있어 신인 세터가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었다. 하지만 최태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권영민마저 교체 용병 케빈(프랑스)과 호흡이 잘 이뤄지지 않자 김호철 감독은 과감히 이승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3라운드부터 아예 주전 세터로 출전하고 있는 이승원은 특히 케빈과 호흡을 잘 맞췄다. 빠른 토스를 선호하는 케빈 스타일에 맞춤형 토스를 배달하면서 김호철 감독으로부터 합격판정을 받았다. 이승원이 투입되면서 현대캐피탈은 토종 거포 문성민의 강타마저 살아나 상위권 진입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 시즌 수비불안으로 꼴찌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은 전체 1순위로 리베로 오재성을 영입했다. 신영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오재성은 디그 4위에 오를 만큼 달라진 한국전력 수비의 핵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캐피탈전에서 3대 2로 이길 때 오재성을 앞세운 한국전력의 든든한 수비가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여자부 신인에서는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의 활약이 돋보인다. 경기당 평균 14점대의 득점을 올리면서 외국인 선수 루크(호주)와 함께 흥국생명 좌우 쌍포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신인왕을 꼭 따고 싶다”고 했던 그는 3강에 올라있는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우승에 키를 쥐고 있다.

이재영 쌍둥이 동생인 현대건설의 이다영은 염혜선의 백업 세터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고 있지만 언니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 외에 KGC인삼공사의 센터 문명화(18)가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신인왕 경쟁에 가세했다.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딸인 하혜진(18)은 드래프트 전체 3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지만 아직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