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파문 발생 나흘 만에 공식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조 회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 조현아의 아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국토교통부와 검찰의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조현아를 대한항공 부사장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와 계열사 대표 등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직전 승무원의 견과류(마카다미아너츠)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호통을 치고,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향후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복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오너 일가의 폭언 등 부적절한 언행이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의 진상조사를 받기 위해 김포공항 인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건물로 출두했다. 그는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사과하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접 만나서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고성이 있었는지, 램프리턴 경위,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이유 등에 대해 조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땅콩 회항’ 당시 항공기에서 쫓겨났던 박모 사무장을 12일 참고인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모 기장은 지난 11일 조사받았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자신의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가 났고, 무릎을 꿇린 상태에서 삿대질을 계속하며 기장실 입구까지 밀어붙이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회사 측은 검찰이나 국토부 조사를 받을 때 거짓 진술을 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열 이용상 기자 nukuva@kmib.co.kr
결국… 고개숙인 父女
입력 2014-12-13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