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촛불

입력 2014-12-13 02:03

황금찬 (1918∼ ) 촛불!

심지에 불을 붙이면

그 때부터 종말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다.



어두움을 밀어내는

그 연약한 저항

누구의 정신을 배운

조용한 희생일까.



존재할 때

이미 마련되어 있는

시간의 국한을

모르고 있어

운명이다.



한정된 시간을

불태워 가도

슬퍼하지 않고

순간을 꽃으로 향유하며

춤추는 촛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