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전방위 협력… 공동번영의 틀 다지다

입력 2014-12-13 02:51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1세션에 앞서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측은 2020년 상호 교역량을 20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부산=이동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1∼12일 이틀간의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아세안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기로 하는 등 미래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아세안과의 전방위 협력에 합의했다. 특히 정치·안보 분야에 대한 협력은 물론 개선이 시급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에도 합의하는 등 적지 않은 경제 분야 성과를 거뒀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아세안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아세안 개별 회원국과의 실질협력 강화, 대(對)동남아 1단계 정상외교 완료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특히 특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한반도와 국제 문제 등 전 분야에 걸쳐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실질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한·아세안 간 지난 25년간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 협력 방향에 대한 청사진과 이의 실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성명 채택에 앞서 오전 특별정상회의 1세션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2010년 한·아세안이 채택한 2011∼2015 행동계획 이행을 통해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3대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켰다”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더욱 포괄적인 후속 2016∼2020 행동계획을 아세안과 함께 마련하고자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경제 분야에선 ‘공동 번영의 파트너’, 정치·안보 분야에선 ‘역내 평화의 견인차’, 사회·문화 분야에선 ‘문화융성의 동반자’로 공동 노력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2015년 ‘아세안 공동체’ 출범을 앞두고 아세안 회원국들을 향해 대(對)아세안 외교를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도 적극 전달했다. 인구 6억4000만명, 국내총생산 3조 달러의 거대 단일 시장 탄생에 맞춰 미래지향적 성장을 위한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제 분야에선 내년 중 한·아세안 FTA의 추가 자유화를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무역 규모를 2015년 1500억 달러, 2020년 2000억 달러로 설정했다. 아세안이 역내 경제 및 정치·안보 논의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세안과의 관계 심화는 더욱 의미가 크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의 성과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낮은 무역 자유화율과 까다로운 원산지 기준 등으로 활용도가 낮은 한·아세안 FTA를 개선키로 한 점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기존 FTA 무역 자유화를 높일 수 있도록 ‘상호주의제도 개선’ ‘전자 원산지증명서 인정’ 등을 강조했다. 이는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치·안보 분야에선 아세안 주도 지역협의체 협력을 강화하고 한·아세안 연례 대화 시 안보 이슈를 다루기로 했다. 특히 조속한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는 성과도 이끌어냈다.

부산=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