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치매를 막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사상 최초의 임상시험이 영국에서 시작된다.
음경의 혈관을 확대해주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뇌혈관도 확장시켜 줘 혈액 공급을 늘려줄 것이란 기대에서 실시되는 임상시험이다.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와 미국 뉴욕에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재단은 알츠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인 ‘혈관성 치매’ 예방에 발기부전 치료제가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한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혈관성 치매는 뇌의 소혈관 손상으로 기억중추 등 뇌 조직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노인들의 70%에서 뇌의 소혈관 손상이 발견되고 있다.
임상시험에는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의 약인 타달라필(Tadalafil)이 사용된다. 뇌혈관 손상으로 뇌졸중이 있거나 경미한 인지장애가 있는 65세 이상 노인 50명에게 약을 투여한 뒤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영국 알츠하이머병학회 연구실장 더그 브라운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몇몇 치매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모두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났고 새 치료제가 개발되려면 앞으로 또 몇 십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질병 치료제가 치매에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에서 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약들은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당장 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연구 책임자인 영국 랭카스터대의 크리스티안 홀셔 박사는 당뇨병 약이 상실된 기억력을 되살리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는 등 기존의 약을 활용해 치매를 치료하는 방법을 주로 연구해온 학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 화제] 비아그라로 치매까지… ‘기적의 약’ 될까
입력 2014-12-13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