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직장인들에게 유독 ‘버티다’라는 말이 깊게 파고든 해였던 것 같다. ‘버티다’는 말이 수동적으로 들리는가? 그렇지 않다. 지치고 주저앉고 싶은 순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지탱해 주는 원천이 바로 버티는 힘이다. 당장 화려한 성과를 보여주지 않아도 묵묵히 그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숨은 동력. 근성이란 말로도 표현할 수 있겠다.
험난한 시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설계하는 이맘 때, 그런 의미에서 책을 통한 성찰 역시 필요한 일이다. 떠들썩한 송년회나 술자리도 중요하지만 내년을 ‘버티게 해 줄’ 책들과 함께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김정운 교수는 올해 ‘에디톨로지’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들고 왔다. 저자는 오늘날 지식인은 정보를 가진 자가 아니라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이고 주체적인 편집 행위를 뜻하는 ‘에디톨로지’는 새로운 한 해를 여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 같다.
현실에 맞짱 뜰 용기가 필요한 이들이라면 불의에 저항하고 도전과 창의를 앞세웠던 동양철학을 제대로 파헤쳐 보자.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는 동양문화는 체제에 순응하고 권위에 복종하는 수동적 문화라는 편견에 반기를 든 책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다윗과 골리앗’은 이 시대 평범한 다윗들이 어떻게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지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약자만이 움켜쥘 수 있는 위대한 승리의 기술을 통해 버티고, 극복하는 힘을 들려준다.
올 한 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라는 푸념에 시달렸다면 니체에게 답을 물어보자. ‘초인수업’은 우리가 살면서 툭툭 던지는 10가지 본질적인 질문과 니체의 대답으로 구성돼 있다. ‘나는 누구인가’ 역시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풀어가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2015년에도 우리 삶을 버티게 해 줄 책들이 있어 든든한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출판사업부문 김영남 팀장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출판사 한마디] 북이십일
입력 2014-12-15 02:39 수정 2014-12-15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