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정보분실 모두 폐쇄

입력 2014-12-12 04:53
수십년간 경찰 외곽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해온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이 모두 폐쇄된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여파로 ‘경찰 정보의 심장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청와대 문건이 정보분실에서 대량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자 경찰 수뇌부는 보안체계가 무너졌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11일 “구은수 서울청장이 오늘 국·실장 회의 때 (외부에서 독립 운영 중인) 서울청 정보1과 소속 정보분실 2곳을 철수시켜 내자동 서울청사로 불러들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신명 경찰청장도 앞서 구 청장의 보고를 받고 정보분실 폐지에 동의했다고 한다.

정보1분실과 2분실은 각각 예장동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건물과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건물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정식 부서명은 서울청 정보1과 4계와 정보2과 4계다. 분실(分室)은 외부에 따로 두고 운영한다는 뜻에서 붙은 별칭이다. 경찰 관계자는 “분실이 서울청 안으로 들어오면 더 이상 분실이 아니니 (조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청와대가 ‘정윤회 문건’ 작성·유출 배후로 지목한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이른바 ‘7인회’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일부 인사들이 박지만 EG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만큼 박 회장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사자들은 “청와대가 지어낸 얘기”라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문건을 입수해 보도한 세계일보 조모 기자를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강창욱 지호일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