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모바일쇼핑 군침 도네” 해외자금 투자 러시

입력 2014-12-12 03:49

해외자본의 국내 유통 관련 IT 업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인터넷 및 모바일 환경에 대한 경쟁력과 관련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셜커머스 쿠팡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BlackRock)이 주도한 투자사들로부터 모두 3억 달러(약 332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 비상장 IT 기업 및 전자상거래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투자에는 블랙록이 투자를 이끄는 웰링턴, 그린옥스, 로즈파크 등 글로벌 투자 기관들이 참여했다.

이로써 쿠팡은 지난 5월 세쿼이아캐피털의 1억 달러(약 1021억원)에 이어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게 됐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애플, 구글 등에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 전문회사로 당시 투자에도 그린옥스, 로즈파크 등이 참여했었다. 쿠팡 관계자는 “세쿼이아캐피털 투자 이후 쿠팡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의 민족’이 골드만삭스 주도의 인베스터 컨소시엄으로부터 3600만 달러(약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배달앱 시장 2위인 요기요 역시 지난 4월 미국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로부터 145억원을 유치했다. 3위 업체인 배달통 역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글로벌 온라인 배달 회사로 스웨덴 중국 등 23개국에 서비스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업체에 잇따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의 모바일 및 인터넷 인프라가 좋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향이 크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70%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 쿠팡의 경우 매출의 70% 이상, 전체 트래픽의 80% 이상이 모바일을 통해 발생한다. 최단 기간 모바일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 쇼핑은 지난 9월까지 1, 5, 6월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앱 시장 역시 모바일에 강점이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의한 배달의 민족 앱 누적 다운로드 수만 1400만건이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배달앱 상위 3사의 매출은 1조원 정도로 전망된다. 전자상거래 시장과 배달앱 시장이 해외에서 이미 성공한 사업 모델이라는 점도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 알리바바의 상장 ‘대박’ 이후 아시아 지역 전자상거래 업체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투자의 한 배경이 됐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과 동시에 세계 2위 인터넷 기업으로 올라섰다. 쿠팡과 배달의 민족 역시 해외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두는 만큼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