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이 양 기관으로 분열된 지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합사업을 벌인다.
양 기관을 비롯해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장석진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황수원 목사) 등 한국교회 주요 단체와 교단들이 참여한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일만교회백만인기도운동본부’는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한국교회가 평화통일 기도운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 공동대표회장에는 이영훈·양병희 대표회장 등 각 단체 대표와 교단 총회장 28명이 선임됐다. 운동본부는 매일 정오에 1분 이상 각자의 처소에서 통일이 되는 날까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또 이웃 섬김과 교류를 통해 연합과 일치사업을 모색하고 이단·사이비 집단에 대해 공동 대처한다는 정관을 통과시켰다. 운동본부는 내년 1월 미국 뉴욕에서 포럼을 개최키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기총과 한교연 대표회장이 특정 사업에 힘을 합치기로 한 점이다. 한교연 관계자는 “한교연이 출범한 이후 양 기관의 감정의 골이 깊어 교계사업을 함께 추진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영훈·양병희 대표회장 체제 이후 교계의 관심사안에 대해 양 기관이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연합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냉랭했던 양 기관이 화해무드를 보이는 것은 이영훈·양병희 대표회장의 친분과 연합에 대한 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갈등이 심했던 전임 대표회장들과 달리 취임 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지난달 22일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 기념대성회’에서 자리를 함께 하는 등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한교연은 오늘 행사를 시발점으로 이단문제를 제외한 어떤 연합사업도 한기총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훈 대표회장 측은 “이 대표회장이 이날 다른 모임의 설교 일정으로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기도운동의 취지를 보고 공동대표직을 수락했다”며 연합사업 동참의사를 밝혔다.
양 대표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구동독 라이프찌히 니콜라이교회에서 월요일마다 기도회를 연 것이 독일통일의 기폭제가 된 것처럼, 한국교회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일만교회백만인기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창립취지를 밝혔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 김명혁 목사는 격려사에서 “서로 싸우던 교단들과 연합기구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며 “한국교회에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화려한 예배가 아니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총회 선언문
1. 북녘 동포들을 위해 매일 쉼 없이 기도한다.
2. 한반도 통일을 위한 범기독교 기도운동을 온 세계에 확산시킨다.
3.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4. 이산가족 상봉의 조속한 재개를 희망하고 대북 지원사업과 탈북민돕기운동을 범교회적으로 전개한다.
5.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통일 준비를 위해 힘을 모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 ‘창립총회 선언문’ 전문은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일만교회 백만인 기도운동
입력 2014-12-12 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