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83·사진) 추기경이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정 추기경은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 ‘정진석 추기경의 행복수업’(가톨릭출판사)에서 “혼인은 사람이 정한 제도가 아니라 자연법에 의한 제도이므로, 인간이 자연을 거슬러 동성끼리 결혼하는 제도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혼인은 자연법에 따라 남성과 여성 사이에만 유효하게 성립될 수 있다”면서 “자연법을 어기는 인간의 실정법은 그 자체로 무효”라고 덧붙였다.
정 추기경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0월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임시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성애를 논의하는 등 국내외 가톨릭계가 동성애에 대해 포용적인 분위기를 보이는 것과 구별된다. 지난 시노드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 주도로 ‘동성애자도 교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를 보고서에 넣으려고 했으나 참석 주교 3분의 2의 찬성을 얻는 데 실패했다.
정 추기경은 책에서 낙태나 안락사, 존엄사 등 생명을 훼손하는 법을 제정했다면 이는 허위의 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배아는 아직 인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설이 있지만, 잉태된 배아는 하루가 지나지 않았더라도 장차 틀림없이 사람으로 태어날 생명체”라며 “낙태는 도덕률의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강조했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충돌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정 추기경은 “진화론은 생물의 진화 능력의 근원이 그 생명체 안에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며 “이는 하느님이 생명체를 창조하실 때 그 생명체 안에 부여하신 잠재 능력에 따라서 자연환경에 본능적으로 적응해 생존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정진석 추기경 “동성 결혼 반대”
입력 2014-12-12 0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