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이호준, 레이크 맥쿼리 수영대회 ‘3관왕’… “박태환 뛰어넘을 차세대 주자 탄생”

입력 2014-12-12 02:08

3분58초75. 지난 8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의 뉴캐슬대수영장에서 열린 ‘레이크 맥쿼리 게임 2014’ 수영 12∼15세 부문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이호준(13·서울사대 부속 중1·사진)의 기록이 전광판에 뜨자 대회 관계자들의 환호와 갈채가 쏟아졌다. 이호준은 자신이 보유한 중등부 국내 최고기록인 4분01초81을 3초 이상 단축하며 1위를 차지했다. 결선에 오른 8명 중 3분대 선수는 이호준이 유일했다. 또 남자 자유형 100m와 혼계영 400m에서도 우승하며 3관왕에 올랐다. 국내 수영계는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을 뛰어넘을 차세대 주자가 나타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호준은 성장 속도가 박태환보다 더 빠르다. 박태환은 중학교 1학년 때 자유형 200m에서 2분05초19를 기록했지만 이호준은 1분54초02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3개 획득한 그랜트 해켓(34)과 올림픽에서 5차례 1위에 오른 ‘인간어뢰’ 이언 소프(32·이상 호주)도 400m에서 13세 때 3분대 진입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이호준은 초등학교 2년 때 몸무게가 60㎏이 넘어 비만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 탁월한 운동신경과 승부욕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 이성환(41)씨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버지(182㎝)를 닮은 이호준은 키가 벌써 181㎝나 된다. 발 사이즈는 285㎜나 된다. 박태환은 270㎜다. 박태환을 지도한 노민상 중원대 교수는 “한국의 13세 소년이 400m에서 3분대에 진입했다는 건 놀랍고 반가운 소식”이라며 “하지만 그동안 10대 초반에 재능을 보인 선수들 중 성공한 경우가 의외로 많지 않다. 지금부터 철저한 관리와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