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벨트서 “인권 후진국” 조롱 당한 美

입력 2014-12-12 02:25
‘중앙정보국(CIA) 고문 보고서’ 공개 이후 미국이 우방은 물론 인권 문제로 서방국과 갈등을 빚어온 반미 성향의 국가들로부터도 비판을 받는 처지가 됐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CIA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보고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한결같이 고문에 반대한다”며 “미국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이번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잘못된 방법’을 교정하고 이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역시 미국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트위터에 “미국 정부는 인권에 반하는 억압의 상징이 됐다”고 썼다. 하메네이는 “인권이 (미국에서) 강력한 권력에 의해 어떻게 짓밟히고 있는지,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이름으로 잘못 선전되는지를 보라”며 미국 정부를 비꼬았다.

특히 정치범 수용소 운용 등 인권 침해로 국제사회의 규탄 대상이 된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역공을 취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비인간적 고문 행위를 유엔 차원에서 규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매년 국무부 인권보고서를 통해 이들 국가의 인권 침해를 거론해 왔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이날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CIA의 고문 방법은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이러한 고문이 정당화될 수 없다. 관련자 모두를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