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협상이 타결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은 자동차부품 등 소재부품의 베트남 수출 길을 넓히는 대신 베트남산 수산물과 열대과일 수입 장벽을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두 나라는 2007년 6월 발효된 한·아세안 FTA 당사자지만 베트남은 후발 참여국으로 시장 개방 수준이 낮았다. 이후 2009년 10월 일본이 베트남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해 우리 주요 수출품목이 일본 경쟁 품목에 비해 불리한 경쟁조건에 직면했지만 이번 한·베트남 FTA 체결로 단숨에 상황이 역전됐다는 평이다.
특히 섬유와 자동차부품 등 기술력을 갖춘 우리 중소기업들의 주력 수출품목의 관세 장벽이 낮아져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아세안 FTA에 포함되지 못했던 자동차 개방 품목이 일부(화물차 및 3000㏄ 이상 승용차)가 포함된 것도 우리 기업에는 호재다.
베트남은 한국산 화물자동차와 펌프, 철근을 포함한 철강금속재, 정밀화학원료, 냉연강판, 복합비료, 의약품 등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산업재에 상당 부분 문호를 개방한 셈이다. 3년 내 관세 철폐 리스트에는 나일론 직물을 포함한 각종 섬유제품과 편직물 등이 포함됐다. 10년 철폐 품목엔 3000㏄를 초과하는 승용차와 냉장고, 라디오, 전자레인지 등 각종 생활가전 제품들이 포함됐다.
반면 우리 측은 수산물과 열대과일을 개방했다. 베트남산 실뱀장어, 치어, 종패용(양식용 조개) 등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3년 철폐 품목에도 가자미, 갯장어, 넙치, 건조 어란 등이 포함됐다. 구아바와 망고 등 열대과일과 건조·냉동 마늘, 건조한 생강 등 일부 민감 품목의 관세 철폐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정했다. 새우는 TRQ(저율관세할당)로 처리키로 했다. 최대 1만5000t(1억4000만 달러)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품목에만 관세가 부과된다. 국내 수산물 및 과일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쌀 고추 양파 녹차 등 민감 농림수산물은 양허가 제외됐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자동차부품, 베트남 수출 길 넓어졌다
입력 2014-12-11 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