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회가 박현정 대표이사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한 서울시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박 대표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향 이사회는 11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박 대표의 해임 여부를 포함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간담회엔 서울시 소속의 당연직 이사 2명은 참석하지 않는다.
박 대표의 해임권을 갖고 있는 시향 이사회는 박 대표의 인권침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해임안을 상정해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시향 대표의 해임 근거 규정에는 경영 평가, 직무 수행능력 부족, 시향 이미지 실추 등이 있다. 서울시 인권담당관은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이 성희롱과 인사 전횡 등을 이유로 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함에 따라 박 대표의 직원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정명훈(사진) 예술감독의 업무 태만 여부는 서울시 조사담당관이 조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 감독이 개인 일정을 위해 시향의 공식 일정을 변경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정 감독과 박 대표에 대한 조사결과는 늦어도 다음 주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감독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전 정 감독은 시향 연습실에서 100여명의 단원들을 앞에 두고 “인권 문제를 알게 된 건 꽤 오래됐다. 1년도 넘었다”면서 “(박 대표에게) 한번 불려 들어가면 몇 시간 동안 사람이 아닌 것처럼 당했다고 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에 6주 전에 ‘이런 것을 보고는 못 견디겠다. 이 사람들(직원들)에게 도움이 돼야지. 그래서 그럼 나는 그만두겠다’고 한 것”이라며 시향 감독직을 사퇴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일각에선 박 대표가 이사회에서 해임될 경우 정 감독도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인권침해’를 전제로 한 만큼 박 대표가 지적한 문제만 보완해 시향에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정 감독은 12일부터 시작되는 공연에 앞서 박 대표 문제를 정리하라고 서울시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도 국민일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한민국에서 정 감독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시향에 중요한 사람도 내가 아니라 정 감독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3월부터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정 감독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서윤경 김재중 기자 y27k@kmib.co.kr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해임 여부 내주 결정
입력 2014-12-11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