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격랑의 中 근대사 한복판 살다간 장제스 일대기

입력 2014-12-12 02:21

중국 내 국민당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일전쟁 77주년을 즈음한 지난 7월 “중국 인민들의 위대한 항일 전쟁”이라며 국민당의 역할을 일부 인정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국민당 총재였던 장제스(1887∼1975)를 항일 애국자나 ‘하나의 중국’ 주창자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이 있다. 황제가 지배하던 청나라에서 현대 중국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만큼 장제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이 책은 20세기 초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하고 권력을 휘두르던 정치인 장제스가 현대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어떻게 무너졌는지 상세하게 담아냈다. 7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분량 속에는 소금 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혁명가로 변신한 장제스의 청년 시절과 국민당의 실세로 자리 잡는 과정, 난징 정부와 중·일 전쟁 이야기 등이 펼쳐져 있다. 현대 중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영국의 언론인으로 1997년 영국이 식민지였던 홍콩을 중국에게 이양하도록 힘썼을 정도로 ‘중국통’이다. 장제스가 하루도 빠짐없이 남겨놓은 일기와 중국사에 대한 연구, 당대의 언론보도, 현장조사가 어우러져 격동의 중국 현대사가 일목요연하게 그려진다.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출간된 장제스 평전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노만수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