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변화보단 안정을 택했다. 스마트폰 실적 부진으로 무선사업부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상됐지만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준에서 일부 기능만 소폭 조정했다.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 유임된 가운데 소문만 무성하던 무선사업부의 인력 감축도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0일 콘텐츠와 서비스를 담당하던 미디어솔루션센터(MSC)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B2B센터를 사업조직 안으로 배치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MSC 기능 중 무선 관련 부문은 무선사업부로 이관하고 빅데이터센터는 소프트웨어센터로 옮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MSCA는 북미총괄로 이동한다. 기존 MSC의 기능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곳으로 분산 배치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 대응력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현장 중심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2B영업 실행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전진 배치한다. B2B사업 역량을 모바일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다. 기업 및 기관의 모바일 디바이스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략을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해외 판매 법인의 B2B 관련 인력을 보강하고, 조직 확충을 통해 B2B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미국 판매 법인은 시너지와 효율 제고를 위해 2개에서 1개로 통합한다. 소비자가전(CE) 중심인 뉴저지 소재 SEA 법인과 IM 사업 중심인 댈러스 소재 STA 법인은 SEA 법인으로 통합된다.
사장단 인사로 공석이 된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던 김석필 부사장이 임명됐다.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인 고동진 부사장은 개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해외 법인은 10개 중 2개의 총괄이 자리를 이동하는 소폭의 보직 인사가 있었다.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엄영훈 부사장은 구주총괄로, 중남미총괄 SELA법인장 홍현칠 전무는 서남아총괄로 이동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부품(DS) 부문과 CE, IM 부문 등 3개 사업본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실적이 양호했던 DS 부문은 조직변화를 최소화하면서 메모리 사업의 고수익 기조를 견실히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사업체질 개선을 통해 사업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
삼성전자 측은 “현장 조직을 강화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폭의 변화를 줬다”면서 “조직 개편과 보직인사를 통해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재정비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설정한 의료기기 사업은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에 앞서 삼성전자가 의료기기사업부에서 손을 떼고 자회사 삼성메디슨과 합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사실무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삼성 “조직 효율화” MSC·B2B센터 쪼개 전진 배치
입력 2014-12-11 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