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도시철도公 2016년 말까지 통합

입력 2014-12-11 03:14

서울시는 2016년 말까지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를 통합하기로 했다. 통합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총 연장 300㎞에서 하루 평균 680만명을 실어나르는 세계 최대규모의 지하철 운영기관이 출범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 구상을 밝혔다. 박 시장은 “양 공사의 부채가 4조원에 달하고, 무임수송 등으로 적자가 증가하고 있어 경영효율화를 통한 경영구조개선이 시급하다”며 “2016년 12월 지하철 통합혁신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여년간 분리 운영에 따른 인력과 업무중복 등 비효율을 개선하고 운행관리·관제시스템을 일원화해 안전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노조의 반발을 우려해 인위적인 인력감축이나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참여형 노사관계를 위해 노동이사제도를 도입하고 노사가 정기적인 경영사안을 논의하는 경영협의회를 설치키로 했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하는 대상은 홍콩의 MTR-KCR 통합사례다. 2007년 지하철 MTR과 철도이용구간인 KCR이 정부 주도로 통합되면서 매출은 늘고 비용은 줄었다. 특히 상가임대와 부동산 개발 등 비운수사업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로 수익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운임은 인하되고 환승 서비스는 강화됐다. 서울시도 복합환승터미널 조성, 역세권 개발, 상가 임대 등 비운수사업 부문에서 수익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물품 공동구매로 연간 수억∼수십억의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따로 관리되는 관제시스템이 통합 운영되면서 열차 내부 또는 운행에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져 지하철 안전이 대폭 강화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아울러 환승거리, 막차시각 등을 고려한 운영기관별 스케줄 최적화가 가능해져 서비스도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통합된 지하철공사를 경전철 및 버스와 연계된 수도권 통합 대중교통 서비스의 운영주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방만 운영으로 비판받아온 양 공사의 조직 슬림화와 인력 감축이 전제되지 않으면 혁신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하철 1∼8호선 운영에 대해 평가한 결과 민간이 운영중인 9호선과 비교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서울메트로 1개 역당 관리인원이 15명으로 9호선(7명)보다 2배 이상 많고, 1㎞당 운영인력도 서울메트로가 65명으로 9호선(26명)보다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먼저 경영지원·기획·안전관리 등 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다음으로 관제·역무·승무 등 운영분야, 마지막으로 기술 분야 순으로 점진적인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논평을 통해 “서울시의 양 공사 통합결정은 사필귀정이지만, 통합은 선언과 당위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많은 난관과 걸림돌이 도사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