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쓰기운동 24주년 기념 대성회 및 성경쓰기 공모전 가보니

입력 2014-12-11 03:30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성경쓰기 공모전에서 많은 성도들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년 만에 성경을 완필하고 공모전에 출품한 최복례 사모가 자신의 집에서 성경을 쓰고 있다.
공모전에 전시된 한 성도의 성경필사본 모습.
지난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로비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성경쓰기운동본부(본부장 황연호 목사)가 성서주일(14일)을 맞아 개최한 ‘성경쓰기운동 24주년 기념 대성회 및 2014년 성경쓰기 공모전’에 교회 성도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날 전시된 성경 필사본들은 성도들이 말씀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기독교인으로 자부심을 갖게 됐으며 성경을 가까이하는 동기 부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20년 동안 성경을 쓰며 목사인 남편을 묵묵히 내조해 온 최복례(79) 사모는 성경을 완필해 공모전에 출품했다. 박우봉(70) 광명교회 장로는 1993년 봄부터 붓글씨로 18번 완필하고 19번째 도전하고 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성경을 쓰고 있다. 붓으로 온 정성을 다해 쓰기 때문에 한 페이지를 쓰는데 1시간 이상 걸리지만 피곤하지 않다고 한다. 박 장로는 “성경을 쓰다 몸이 깨끗이 낫는 신유 기적을 체험했다”며 “특히 온갖 잡념이 사라지고 평안해진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간증했다.

캐나다 토론토 가든교회 청년 10여명도 공모전에 참여했다. 성도들은 고달픈 이민생활 중 시간을 내 성경을 필사하는 것은 하나님의 큰 은혜라고 고백했다. 서울 숭인동 숭인교회 성도 143명은 성경 한 권을 필사해 아크릴 상자에 넣어 오는 13일 은퇴예배를 드리는 유병수 목사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예재 여의도순복음교회 권사는 95년 12월부터 성경쓰기를 시작했다. 극심한 신경쇠약으로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생겼지만 정작 말씀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성경을 읽기 힘들다면 성경을 매일 쓰면서 통독을 해보라”는 구역장의 권면이 있었다. 이 권사는 신구약 66권을 완필한 뒤 신경쇠약을 치유 받았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 권사는 “성경쓰기는 지친 삶을 회복시키는 비결”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스라엘 성지순례권이 주어지는 대상 수상자는 두루마리 화장지에 성경을 쓴 이재붕 가락동부교회 집사가 추첨으로 선정됐다. 주최측은 공모전 때마다 성도들이 성경 필사본을 출품한 경기도 평택 성곡감리교회와 서울 천호동성결교회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87년 서울동인교회에서 교회 차원의 성경쓰기운동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약 3만5000교회에서 35만명에 이르는 성도들이 직접 성경을 옮겨 쓰고 있다. 운동본부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100만명 성경쓰기 대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교도소나 양로원, 군부대 등에서 성경을 쓰도록 필사노트를 증정하는 한편, 교회에서 성경필사운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개교회 필사본 전시회 및 간증집회를 지원하고 있다.

장경동 대전중문교회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성경을 쓰는 성도는 거듭난 천국인에 속할 것”이라며 “성경쓰기운동본부가 목표한 대로 2020년까지 100만명이 성경을 쓴다면 세상은 올곧게 변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경쓰기운동본부장 황연호 목사는 “복된 말씀이 가득 담긴 성경을 쓴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축복”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성경쓰기운동이 확산되기를 소망한다”고 기원했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