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산하 각급 기관의 이사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현안 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시 출연기관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10월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했다고 9일 밝혔다.
이사장과 이사 보직을 맡은 광주시 주요 간부들이 시의회 출석 등을 이유로 불참해 정족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오형국 시 행정부시장이 이사장이다. 나머지 10명의 이사 중에는 이연 문화관광정책실장, 김형수 경제산업국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사회가 무산되자 관련업계에서는 “이사회 주축인 시 간부들이 100억원대 국제사기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미합작투자법인 갬코(GAMCO)의 청산작업 등을 떠안지 않기 위해 불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02년 출범한 문화산업진흥원은 광주시가 자본금을 댄 출연기관이다. 2011년 1월 설립한 광주문화콘텐츠 투자법인(GCIC)을 통해 미국 측 사업파트너 K2그룹과 한·미합작법인 갬코를 설립해 100억여원을 투자했다가 대부분을 떼이는 등 곤욕을 치렀다. 민선 6기 이후 광주시는 갬코를 법적으로 청산한다는 입장이다.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이사회가 공교롭게 시의회 개회일정과 겹치는 등 우연일 뿐이라는 해명이지만 이사회 소집권한을 가진 이사장이 행정부시장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광주시체육회 이사회는 우여곡절 끝에 10일 유재신 전 광주시의원을 상임부회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앞서 특별한 사유 없이 두 차례나 이사회가 연기돼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시체육회는 이사 42명과 감사 3명 등 45명의 집행부 구성을 마쳤으나 3개월 이상 상임부회장 선임이 지연돼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시체육회는 당초 10월 20일 이사회를 열려다 12월1일로 연기한데 이어 또 다시 10일로 늦췄다.
시와 체육계에서는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자신의 ‘우군’을 상임부회장에 앉히기 위해 이전투구를 벌여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체육계의 수장’인 시 체육회 상임부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월 500만원의 업무추진비와 사무실, 차량 등이 지원된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단체장의 최측근이 임명돼왔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민선 6기가 6개월째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마당에 각급 산하기관들까지 파행을 거듭해 현안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광주시 산하기관 이사회 잇단 파행
입력 2014-12-11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