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태풍 피해 필리핀 긴급구호

입력 2014-12-11 02:55
지난 7일(현지시간) 월드비전 필리핀 직원이 레이테 지역의 한 대학교로 대피한 이재민들에게 긴급구호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 제공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태풍 하구핏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중부지역에서 본격적인 긴급구호 활동에 나섰다. 월드비전은 필리핀을 재해·재난으로 100만명 이상 피해자가 발생할 때 발령하는 ‘카테고리3’ 지역으로 선포하고 3개월간 긴급구호 활동을 펼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태풍 하구핏은 최근 필리핀 동사마르지역 등 중부지역을 강타하며 현재까지 27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필리핀재난경감관리위원회(NDRRMC)는 이날 현재 태풍으로 239만여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177만여명이 대피했다고 집계했다. 또 비콜 지역과 비자야 섬 등 중부지역의 농작물 피해는 미화 2400여만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정부와 비정부기구 등이 초기에 신속하게 대응한 덕분에 당초 예상보다 인명 피해는 적었다. 하지만 중부지역은 집을 잃고 대피소로 피난한 주민이 적지 않아 식수와 생필품 등 긴급구호물자가 절실하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태풍 피해를 입은 파티마 루자(54·여)씨는 “이제 막 완공하려던 집도, 운영하던 노점도 완전히 망가졌다”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태풍 피해를 수습하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월드비전은 지난 7일 타클로반 지역 대피소 세 곳에 식수와 위생용품, 담요 등 긴급구호키트를 전달했으며 앞으로 식량 및 임시 거주처도 지원할 방침이다. 조사이아스 델라 크루즈 월드비전 필리핀 회장은 “하구핏의 피해를 입은 주민 대부분은 지난해 태풍 하이옌의 여파를 아직 떨쳐내지 못한 사람들”이라며 “재난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 하루속히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