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직원 뺨 맞는 소리 측정 경품 증정 피자업체 엽기 이벤트 네티즌 경악

입력 2014-12-11 02:27
한 피자 업체가 경품 당첨자를 뽑는다며 직원의 뺨을 때려 나는 소리를 측정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해 물의를 빚었다.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친절한 쿡기자] 새로운 발상이라 해도 너무 가혹합니다. 한 수제 피자 전문 업체가 벌인 이벤트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직원의 뺨을 때려 나는 소리를 측정해 경품 당첨자를 선정한 것입니다.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P 업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양으로 말해 보아요’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P 업체가 지난 8일 당첨자 명단과 함께 1분37초 정도의 짧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영상에는 회사 재무팀 소속 직원이라는 한 남성을 앉혀놓고 외식구매팀 여직원이 두 손으로 양 볼을 때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은 뺨을 칠 때 나는 소리를 스마트폰 소음측정 앱으로 측정한 뒤 해당 데시벨(㏈) 숫자와 같은 순서의 응모자에게 경품을 준다는군요.

이벤트에는 약 3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응모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맛있게 먹을테양”처럼 양으로 끝나는 말을 만들어 해당 회사를 칭찬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겁니다. 이 중 20명에게 피자 시식권과 양이 그려진 담요, 쿠션 등 경품을 증정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 83데시벨이 나왔습니다. 이 숫자와 같은 83번 응모자는 1등이 됐습니다. 이후 183번과 283번 응모자는 2등으로 결정됐습니다. 80데시벨은 교통량이 많은 거리 정도의 소음입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여직원은 이후 뺨을 두 차례 더 때렸습니다.

뺨을 맞은 직원은 얼굴을 부여잡았습니다. 그는 “아,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골이 흔들려, 골이 울렸어”라며 고통스러워했죠. 영상에는 이어 ‘뺨 맞은 사원에게 위로품으로 1만 원 시식권이 지급됐다’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네티즌들은 분노했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네” “뺨을 때리다니, 제정신인가요?” “맛이 좋아서 자주 이용했는데 진짜 실망” 등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P 업체는 10일 “직원들이 직접 기획한 영상”이라며 “뺨을 맞은 남자 직원도 기획 단계부터 함께했고 이후 자발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영상 속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라는 발언은 직원의 연기였다. 본인도 이런 반응에 놀라고 있다. 잘 해보려는 의욕이 왜곡돼 당황스럽다. 자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때리고 맞는 엽기적인 이벤트 방식을 왜 문제 삼느냐는 P 업체의 설명이 당혹스럽습니다. 비정상이 일상화된 우리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