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 상아 40% 이상 중국으로 팔려간다

입력 2014-12-11 02:25
중국에서 거래되는 상아 상품의 4분의 1이 밀렵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환경단체인 ‘코끼리구하기’와 ‘아스피널재단’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거래되는 상아 상품의 26.5%가 불법 유통된 것”이라고 밝혔다. 두 단체는 300곳이 넘는 상아 판매점에 대한 실사 작업을 거쳤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상아 가공 공장 37곳과 판매점 145곳만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를 작성한 에스몬드 마틴 등은 “공식 허가된 곳들은 불법 판매점을 위한 연막에 불과하다”면서 “법은 있지만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등 국제 코끼리 전문가들은 최근 2010∼2012년 3년 동안 아프리카 코끼리 10만여 마리가 밀렵에 희생됐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밀렵된 코끼리의 상아 가운데 40% 이상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상아 수집가들은 앞으로 상아 거래가 제한되고 그에 따라 공급량이 폭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아를 훌륭한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 가공 전 상아의 가격은 2010년 ㎏당 750달러(약 83만원)에서 올해 2100달러(약 232만원)로 세 배 가까이 치솟았다. 베이징의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상아 가격은 2002년에 비해 13.5배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끼리구하기 설립자 이아인 더글러스해밀턴은 “중국이 상아 판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아프리카 코끼리는 한 세대 안에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