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컴퓨터가 창작한 소설의 등장?

입력 2014-12-10 02:16
디지털 시대에 컴퓨터의 역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고도의 정신 활동인 소설 창작에도 앞으로 컴퓨터의 역할이 커지게 될 전망이다. 일본에서 소설 집필을 돕는 ‘저술 소프트웨어’를 통해 쓰인 소설이 출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최근 일본 소설가 나카무라 고우와 나카타 에이이치의 공저로 발표된 소설 ‘나는 소설을 쓸 수 없어’가 저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탄생된 대표작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들이 사용한 소프트웨어인 ‘스크리브너(Scrivener·대서인)’는 마치 전문 편집자처럼 소설가의 집필을 돕는다. 사용자가 저술을 지시하면 이 프로그램은 줄거리, 등장인물, 장면의 세 가지 요소로 나눈 뒤 각 항목별로 집필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줄거리’ 부분에서는 ‘이야기가 시작되는 계기는 무엇인가’ ‘어떤 시련이 있나’ 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컴퓨터가 제시하는 질문에 필자가 답변을 적어나가다 보면 한 편의 이야기가 구성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필자가 답변을 쓸 때 수시로 ‘갑자기’ ‘하지만’과 같은 접속부사를 제시해 필자가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나카무라는 “컴퓨터가 강제로 던져주는 질문들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면서 “기존 관성대로 글을 쓰지 않도록 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SW를 통한 디지털 창작은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영화 대본을 쓰는 데 도움을 주는 ‘드라마티카’라는 소프트웨어가 활용되고 있다.

일본 공상과학소설(SF) 작가 후지이 다이요는 “앞으로 전자 창작소설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