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지만 학업성취도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평균지능지수는 106으로 세계 2위라고 합니다. 반면 유대인의 평균지수는 94로 세계 45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유대인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의 32%, 하버드 대학생의 30%, 세계 최고 부호 중 30%는 바로 유대인입니다."
세계인구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설동주(61) 과천약수교회 목사는 “어릴 때부터 성경말씀을 철저하게 교육시키는 독특한 방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9일 경기도 과천 별양동 과천약수교회에서 만난 설 목사는 “신명기 6장 4∼9절이 제시하는 쉐마교육의 원리를 정통파 유대인들이 잘 실천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정답은 하나님의 ‘말씀’교육에 있다. 말씀으로 양육하면 성경적 세계관이 심겨진 인성 좋고 탁월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 목사는 몇 해 전 주일학교 교육이 흥미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깨닫고 교회학교 프로그램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여러 가지 모델이 있었지만 ‘쉐마교육’을 선택했다. 쉐마교육은 신명기 6장 4∼9절에 제시된 교육 방법대로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신앙교육을 뜻한다. 설 목사는 특별히 ‘쉐마’에서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신앙을 전수해야 할 가장 큰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말씀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 목사는 “부모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자녀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야 한다”며 “쉐마교육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해당되기 때문에 단순히 교회학교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년교육을 포함하는 목회방법이 된다”고 밝혔다.
쉐마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주일쉐마교육’은 철저한 ‘성경’중심의 교육이다.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에서 뽑은 150개 주제를 체계적으로 배열하여 3년 과정의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150개 주제 속에는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기독교적 가치와 성경 사상이 총 망라돼 있다. 한 주에 한 개씩 다루면 3년이 소요된다. 유치부부터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까지 각각 3년 과정 동안 주일쉐마교재로 공부한다. 3년이 지나면 동일한 주제를 반복하되 같은 주제라도 성경본문과 수준을 달리하여 반복 심화교육을 한다. 매주 주제에 맞는 암송구절이 있고 그 암송구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와 공과공부 교재를 제작해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되는 ‘토요쉐마학당’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친다. 단순히 성경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경험과 지혜를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전달한다. 설 목사는 “주입식 강의가 아닌 질문과 토론을 통해 귀납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우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로 창립 31주년을 맞은 과천약수교회는 교회학교 300여명과 장년 1000여명이 넘는 중형교회로 성장했다. 조부모와 부모, 자녀 3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게 이 교회의 특징이다. 설 목사는 “쉐마교육으로 인한 변화가 열매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가족 소그룹 내에서 말씀나눔과 적용을 매주 하면서 ‘말씀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상적인 교육방식에 물들여졌던 부모들은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며 성경교육으로 돌아오게 됐다. 자녀들 역시 말씀 때문에 부모를 공경하는 예절바른 모습으로 변화됐다. 설 목사는 “‘부모에 대한 예의법 20가지’나 ‘부모 공경 성구 15가지’ 등 효와 예절에 관련된 내용을 교육받은 자녀들이 효자, 효녀가 되어가고 있다”며 “쉐마교육으로 인성교육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쉐마교육은 부모자녀간 대화와 소통의 회복을 이끌어낸다. 설 목사는 “그동안 부모와 자녀가 집에서 형식적인 대화만 주고받았지만, 쉐마학당에서 하나의 주제로 대화하며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 고민 등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다”며 “가정에서의 관계도 전보다 편하게 변한다. 또한 대화를 하면서 자녀의 관심사도 알게 되어 자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설 목사는 “쉐마학당을 운영하다보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문의와 관심이 대폭 늘었다”면서 “자녀를 위해서 교회에 등록한 가정도 있고, 부모가 교회를 다니지 않는데도 자녀를 잘 교육한다는 소문을 듣고 자녀를 교회로 데리고 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목회자 쉐마학당 세미나를 통해 쉐마교육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한국 목회자들과 공유하고 있다”면서 “쉐마교육이 우리 교회 담장을 넘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과천=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유대인처럼 자녀를 ‘말씀 양육’하면 인재로 키울 수 있다
입력 2014-12-11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