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마을공동체를 만들려고 합니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경기도 시흥에 있는 발달장애인 대안학교 ‘큰나무학교’의 문연상(49) 교사는 요즘 ‘큰나무캠프힐’(이하 캠프힐)을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캠프힐은 큰나무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이 중심이 돼 강화도에 소규모로 추진 중인 국내 첫 발달장애인을 위한 마을공동체다. 지적 발달이 더뎌 혼자서는 온전히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과 그의 가족, 장기 자원봉사자들이 어울려 살아갈 터전이다.
캠프힐 준비위원장인 문씨는 지난해 이곳으로 미리 이주해 농사도 짓고 기존 마을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기반을 닦고 있다. 2016년 정식으로 문을 여는 캠프힐에는 교육·회의·문화활동 등 소통과 작업의 공간이 될 센터와 주민들이 거주할 집 등이 들어선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자연과 우주의 리듬을 따르는 생명역동 농법을 통한 농사와 농산물 가공, 목공·도예 활동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게 된다.
문씨는 9일 “발달장애인들이 현재 있는 곳에서 자립할 수 있는 사회 여건을 만들어가는 게 최선이지만 우리는 아직은 그런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며 “고심 끝에 캠프힐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마을공동체가 영국 독일 등 외국에는 100여곳 있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20년 전 발달장애인의 동행인이 됐다. 장로회신학대 2학년이던 1994년 서울 봉천동의 한 작은 교회에서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그 인연으로 96년 12월 신림동에 발달장애인 특수교육센터를 세워 교육과 언어치료 등을 해왔고 2006년에는 부모들과 함께 큰나무학교의 문을 열었다. 현재 재학생은 중·고등학생과 성인기 전환을 앞둔 20대 초반 청년 등 20명이다. 큰나무학교는 캠프힐을 알리고 건립기금도 마련하기 위해 12일 오후 7시 광명시민회관 대강당에서 ‘벽돌 한 장 콘서트’를 연다. 큰나무학교 학생들의 연극 공연과 피아노·바이올린 연주, ‘평화의나무합창단’의 공연, 캠프힐 설명회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성년 발달장애인 위한 마을공동체 만들 것”
입력 2014-12-10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