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감독회장 막강한 권한 축소해야”

입력 2014-12-10 02:24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열린 ‘감리회 개혁포럼’에서 박경양 목사(오른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 감리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감독선거 제도의 개선과 감독제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장단기발전위원회 집필위원인 김정렬 목사는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감 본부에서 열린 ‘감리회 개혁포럼’에 참석해 감독선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감독선거가 학연과 금권선거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감독의 권위와 위상도 제고될 것”이라며 “투표로 최종 후보를 2명으로 축약한 뒤 결선투표를 제비뽑기로 하면 학연과 금권선거에서 오는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감독회장도 상징적 직임(職任) 외에 다른 직임은 내려놓아야 한다”며 “감독회장의 막강한 인사권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독제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남재영 목사는 “현행 감독제도 개선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던 감독직이 ‘감리사급’으로 추락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고 지적한 뒤 “감독제 폐지나 감독 수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 목사는 또 “감독선거에 따른 숱한 후유증 때문에 감독제도가 감리교를 병들게 하는 원흉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는 돈이 없으면 어느 누구도 감독이 될 수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는 감독이 어떠한 영적 지도력도 갖출 수 없다”고 현재의 선거제도를 비판했다.

감리회 개혁포럼은 감리교 개혁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7월 출범한 기감 개혁특별위원회(개혁특위·위원장 전용재 감독회장)가 총 3회에 걸쳐 진행 중인 행사다. 지난 2일 1차 포럼이 열렸으며 3차 포럼은 ‘감리회 본부 구조,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개최된다.

개혁특위 총무인 박경양 목사는 “다양한 개혁 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 개혁포럼을 열게 됐다”며 “3차례 걸친 포럼이 끝나면 합리적인 대안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