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중국까지 가서 열린 ‘치맥 페스티벌’, 알바비 체불로 국제 망신 당할 위기

입력 2014-12-10 02:33
지난 7월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치맥 페스티벌 포스터. 치맥 페스티벌은 대구와 중국 닝보시에서 연달아 성황리에 개최됐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친절한 쿡기자] 치킨과 맥주 좋아하세요? 생각만 해도 군침 도는 이 조합을 ‘치맥’이라고 부르죠. 중국에서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분에 ‘한국 치맥’ 열풍이 불어 ‘치맥 페스티벌’까지 열렸답니다. 치킨과 맥주가 국위선양을 한 셈이죠.

그런데 이 치맥으로 우리나라가 국제 망신을 당할 처지랍니다. 치맥 페스티벌의 인건비 논란 때문입니다.

치맥 국제 페스티벌은 지난 8월 8일∼11일 중국 닝보(寧波) 대국원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대구광역시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대구지역 치킨 프랜차이즈와 소스 관련 9개 업체가 참가했습니다. 무려 중국인 50여 만 명이 다녀가는 등 행사도 성황리에 끝났다고 하네요.

페스티벌을 연 조직위원회의 어설픈 뒤처리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조직위는 행사 당시 통역과 번역 등을 위해 중국인과 한국 유학생 등 9명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했습니다. 이들은 하루 10시간씩 통역뿐만 아니라 짐 운반, 행사장 뒷정리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들 중 4명은 한국인이고 나머지 5명은 우리나라에 유학 왔거나 한국어를 독학한 중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의 일당은 500위안으로, 오리엔테이션 기간을 합쳐 한명 당 2500위안을 받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인 중 2명은 행사 기획을 장기적으로 맡아 각자 3500위안씩 더 받기로 했습니다. 중국인들은 일당 400위안을 받기로 했다니 1인당 2000위안을 받아야 합니다. 즉 9명이 받아야할 돈은 모두 2만95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35만8000원에 이릅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한 차례 항의했고 지난 9월 8일까지 일당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돈을 받지 못했다고 하네요. 이들은 대구시에도 항의했지만 “조치하겠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치맥페스티벌은 올해 7월 대구 두류공원에서도 열렸습니다. 한국 대구시에 이어 중국 닝보시에서도 열린 것은 두 도시가 자매결연한 때문이기도 합니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축제인데 아르바이트생들의 돈조차 주지 않았다니 씁쓸하기만 합니다.

논란이 일자 조직위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임금을 곧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런데 중국인 아르바이트생 이야기는 하지 않았네요. 걱정입니다. 설마 중국인의 임금은 안 주려는 건 아니겠죠? 쿡기자가 지켜보겠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