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승격·강등은 삶의 일부, 정치 개입 안돼”… 슈틸리케-K리그 사령탑 솔직 토크

입력 2014-12-10 02:34
울리 슈틸리케(오른쪽) 감독이 9일 서울시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감독들과 오찬 모임을 갖고 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을 비롯해 7명의 감독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이 이구동성으로 “축구에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사령탑들은 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첫 오찬 회동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불거진 시·도민구단 관련 논란과 관련해 “승격과 강등은 축구에 있어서 삶의 일부”라며 “선수와 팀보다 정치가 축구에 개입되는 현실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지난 시즌 챌린지(2부리그) 1위로 클래식으로 승격한 대전 시티즌의 조진호 감독은 “정치가 개입되면 클래식으로 올라가든 강등되든 하향세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구단주 시장·도지사들이 구단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정치가 축구에 많이 개입한다면 이게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거들었다.

최근 성남FC 구단주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심판 판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남FC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팀이 챌린지로 강등되자 “특별감사를 거쳐 팀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시민구단의 입지를 좁혀 놓은 상태다. 경남FC는 오후에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아 팀 해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감독들은 K리그 관중 감소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면서 “특히 K리그에 관중이 적은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좀 더 흥미로운 축구를 해야 한다”며 “팬들이 흥미를 갖고 공감하는 축구를 K리그 감독들께 부탁드렸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K리그 클래식 사령탑들은 회동에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5 호주 아시안컵과 관련해 선수 차출 원칙과 일정을 재확인했다. 최 감독은 “아시안컵 소집 훈련을 할 여건이 되는 만큼 프로 감독들이 슈틸리케 감독을 믿고 지지해주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