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인터스텔라’ ‘퓨리’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초겨울 극장가를 장악한 가운데 소소한 스토리의 다양성영화 2편이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나란히 개봉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다. 대작에 비해 상영관은 많지 않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흥행몰이 중이다.
8일 현재 ‘님아…’는 27만여명을 동원하며 전체 개봉작 중 3위를 차지했다. 한국영화로는 ‘빅매치’를 제치고 1위다. ‘꾸뻬씨…’는 9만3000명을 모으며 8위에 올랐다.
◇노부부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는 76년간 해로했던 노부부의 가슴 아픈 이별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강원도 횡성의 한 마을에 사는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는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금슬 좋은 부부다.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기도 하는 이들은 매일 신혼처럼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죽고 말았다. 꼬마를 묻고 집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간다. 갈수록 잦아지는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머지않아 다가올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평생을 함께한 부부의 애틋함이 화면에 가득하다. 올해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86분. 전체관람가.
◇행복의 의미 일깨우는 힐링 무비=‘꾸뻬씨의 행복여행’(감독 피터 첼섬)은 프랑수아 를로르의 베스트셀러 동명소설을 영화한 작품이다.
매일 같이 불행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을 만나는 영국 런던의 정신과 의사 헥터(사이먼 페그).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 전 세계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렸다.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영화로 ‘연말 힐링 무비’라는 평가와 함께 호응을 얻고 있다.
핵터는 여행 과정에서 돈이 행복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상하이의 은행가,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아프리카의 마약 밀매상, 생애 마지막 여행을 떠난 말기 암 환자, 자신의 가슴 속에 간직해둔 첫사랑 등을 만나 ‘행복 리스트’를 완성해간다. 그리고는 질문한다. “당신에게 행복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깨닫게 되는 결론. “우리 삶의 모든 것이죠.”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120분. 15세가.
이광형 기자
‘백발연인’의 76년 리얼 로맨스
입력 2014-12-10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