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해 치르는 것을 골자로 한 ‘올림픽 어젠다 2020’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총회에 앞서 IOC가 한국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썰매 종목을 해외에서 치르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어 그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IOC는 8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단일 도시에서 개최하던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는 개혁안이 통과됐다”고 전하며 “이번 결정으로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도시가 적극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IOC가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도록 한 것은 최근 올림픽 개최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 한 나라에서 대회를 열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소치동계올림픽의 경우 개최 비용이 무려 510억 달러(약 57조원)나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2022년 동계올림픽의 경우 예산 문제 때문에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중국 베이징만이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올림픽 어젠다 2020의 총회 통과에 따라 전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언급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 도쿄하계올림픽의 일부 종목 교류 개최가 현실화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IOC는 평창조직위가 예산 문제로 중앙 정부와 갈등을 겪고 경기장 건설을 빠르게 진행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조직위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등은 앞서 분산 개최 가능성 보도가 나온 뒤 “이미 경기장 건설을 시작했다”며 수용 불가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IOC는 한국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IOC는 썰매종목을 치를 수 있는 슬라이딩센터가 다른 나라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다른 선택 방안을 (평창조직위에) 알려주겠다”면서 “다음 주 후보지 12곳 명단을 평창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OC는 “선택은 평창조직위의 몫”이라면서 “늦어도 3월까지는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시한을 못 박았다.
한편 IOC는 이날 총회에서 출전 선수 규모를 1만500명, 세부 종목 수는 310개로 유지하는 선에서 개최도시가 정식 종목의 수를 28개보다 늘리는 안도 통과시켰다. 동계 대회의 경우 출전 선수 규모를 2900명 선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야구와 소프트볼, 스쿼시, 가라테 등의 종목이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부터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 현실화? IOC, 복수 도시 공동 개최 승인
입력 2014-12-09 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