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당국 고위 관계자는 8일 박 전 청장을 가리켜 “조사국에 오래 있으면서 쌓은 정보력과 인맥이 상당한 마당발”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청장의 정보력이 출신지(대구·경북)에서 나왔다는 평가도 있다. 박 전 청장을 통해 정보를 얻고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관천(48) 경정 역시 TK 출신이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문건에서 정윤회(59)씨와 정기적으로 어울리는 것처럼 묘사된 청와대 관계자들 중에도 TK 출신이 있다.
박 전 청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대전청장 재직 시절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투서가 접수돼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를 받던 그가 국세공무원교육원장에 임명될 때는 국세청 안팎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 조사 결과는 무혐의였다. 그는 2011년 6월 명예퇴임식에서 “정든 국세청을 떠나는 이 순간, 하나만을 말하고자 한다”며 “동료를 사랑하라. 근거 없는 비방이나 비난은 절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세무 당국 일각에서는 박 전 청장이 공직을 떠난 지 오래돼 청와대 내부 사정을 알기는 어렵지 않았겠느냐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박 전 청장은 지난 3월 KT&G와 롯데쇼핑의 사외이사로 각각 취임하는 등 시들지 않은 파워를 과시했다. 당시 시민사회에서는 전직 국세청 간부가 대기업의 방패막이로 동원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는 동국대 총동창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동문 활동에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서울 서초구에서 세무법인 회장 겸 대표세무사로 일하고 있다.
이경원 선정수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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