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알리기 서바이벌이 정답?

입력 2014-12-10 02:49
서울 영등포구 63시티에서 지난 8일 열린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노 머시’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12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J E&M 제공

한 해에 50여개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한다. 쏟아지는 신인 사이에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는 쉽지 않다. TV와 라디오 등 매체에 얼굴을 내밀기 위해 지역 축제부터 샅샅이 훑어가면서 오늘도 신인들은 고군분투한다. 그럼에도 대중에게 각인되는 팀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자사 연습생을 대거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는 이른바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잇따라 등장했다. 이전 프로그램과 차별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비슷한 포맷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10일 오후 11시 첫 방송을 앞둔 Mnet의 ‘노 머시(No mercy)’는 걸그룹 씨스타와 가수 정기고(본명 고정기·34), 케이윌(본명 김형수·32)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다. 최승준 CJ E&M 책임 PD는 8일 서울 영등포구 63시티에서 열린 ‘노 머시’ 제작발표회에서 “선배 가수들이 멘토로 출연해 함께 노래하고 연습생은 팀내 순위를 이름표처럼 달고 출연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치열해지고 잔혹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데뷔만을 위해 춤과 노래로 경쟁을 하고 사생활을 보여주면서 친근한 매력을 선보인다는 점은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다.

연습생 서바이벌을 통해 탄생한 그룹은 빅뱅과 2PM, 2AM, 위너 등이다. 빅뱅은 2005년 MTV의 ‘리얼 다큐 빅뱅’을 통해, 2PM과 2AM은 Mnet ‘열혈남아’(2007)로 얼굴을 알렸다.

최근 위너는 이 방법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10월까지 방송했던 케이블 채널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 후 이즈 넥스트(윈)’에 출연하면서 데뷔전부터 스타덤에 오른 이들은 지난 8월 데뷔곡 ‘공허해’로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과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윈’에서 탈락했던 멤버를 주축으로 다시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 앤 매치’를 꾸렸고 그룹 ‘아이콘’을 결성해 데뷔시키려 한다. 멤버 바비(본명 김지원·18)와 비아이(본명 김한빈·18)의 경우 데뷔전인데도 지난 3일 홍콩에서 열린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무대에 섰다.

걸그룹 카라의 소속사 DSP미디어는 지난 5월 교체 멤버 소개를 위해 MBC 뮤직 ‘카라 프로젝트-카라 더 비기닝’에 참여했다. 멤버 니콜(본명 정용주·23)과 강지영(20)의 탈퇴 후 새 멤버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 신인’들이 탄생하게 되면서 결국 대형 기획사를 통해 데뷔해야만 대중에게 각인되고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따른다. 시청자의 프로그램 선택권도 침해받을 수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속사 브랜드를 강화시키고 개개인의 광고 효과도 폭발적”이라면서 “비슷한 포맷이 회사만 바뀌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