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구 시장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로봇 완구 한·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본 파워레인저와 국산 또봇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파워레인저가 우세하다. 소비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인기를 모은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확보에 애를 태우고 있다.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중고 상품 거래 사이트 등에선 정가를 훌쩍 넘겨 판매한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파워레인저는 일본 어린이 TV 드라마 시리즈로 시리즈가 새로 나올 때마다 관련 완구도 함께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품귀현상을 보이는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는 일본에서 올해 초 방영이 끝났지만 우리나라는 7월부터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방영을 시작해 관련 완구 판매도 덩달아 증가했다.
2년 넘게 로봇 완구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온 국산 ‘또봇’은 하반기 들어 판매가 다소 주춤해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파워레인저와 또봇 시리즈 판매를 100%로 볼 때 2012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또봇 시리즈가 파워레인저 시리즈를 앞섰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판매 비중은 57.5%대 42.5%로 파워레인저가 더 많이 팔렸다.
다이노포스 부족 현상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선 다이노포스 완구 중 가장 인기 많은 티라노킹은 판매가(7만5000원)보다 2배 넘게 거래되기도 한다. 중고 제품도 이보다는 낮지만 새 제품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일이 다반사다. 온라인 완구 전문몰 토이저러스가 지난달 말 진행한 한정 판매 행사도 수분 만에 마감됐다.
지난달 말부터 새 시리즈 방영에 들어간 또봇은 ‘델타트론’으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프로그램 방영 이후 관련 완구 판매가 증가 추세로 크리스마스 완구 판매가 정점을 찍을 이달 24, 25일 판매를 통해 올해 최종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완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체 완구 시장 역시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1∼11월 롯데마트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줄었지만 완구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아 완구 매출은 10.3%, 남아 완구 매출은 17.7%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0.1%였지만 완구 매출은 9.9% 증가했다.
아동용 완구뿐 아니라 레고, 피규어 등을 찾는 성인이 늘어난 것도 전체 완구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기존 사이트에서 피규어를 중심으로 한 완구 매출이 늘면서 완구 전문몰인 ‘아이토이즈’를 이달 초 오픈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한·일 로봇 완구, 크리스마스 대격돌
입력 2014-12-09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