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추진하는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도내 재해위험지구가 제주시 45곳, 서귀포시 35곳 등 모두 80곳이라고 8일 밝혔다. 도는 2017년까지 재해위험지구 80곳에 대한 정비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난해까지 44곳(55%)을 정비하는 데 그쳤다. 도는 올해 11곳에 대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며 내년에 8곳을 추가로 정비할 계획이다. 나머지 17곳의 재해위험지구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비계획 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도는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17곳을 정비하는 데 필요한 예산이 1527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연간 300억원 가량을 정비사업에 투입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2017년까지 재해위험지구 정비를 마무리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도는 올해 관련예산 290억원 가운데 지난달 26일까지 227억원(78%)을 집행했다. 일부 사업비는 내년에야 집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재해위험지구 정비 순서도 위험등급 순서와 다르게 추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등급이 가장 높은 ‘가’ 등급 일부 재해위험지구는 사업이 시작되지 못한 반면 정비가 완료된 44곳 중에는 위험도가 가장 낮은 ‘다’ 등급이 30곳이나 포함돼 있었다. 2000년 위험등급 ‘가’등급의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서귀포시 표선면 표하천은 착공계획도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13곳이 추가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면서 사업 마무리가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것 같다”며 “내년에 2016∼2020년 재해위험지구 5개년 정비계획을 새로 수립해 전반적인 조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제주 재해위험지구 정비 ‘소걸음’
입력 2014-12-09 02:06